학부뉴스
[10월 연구실 인터뷰] 김호영 교수님 - 마이크로유체 및 소프트물질 연구실
작성자
MEch-SSENGER
작성일
2023-10-20
조회
905
김호영 교수님 연구실: 마이크로유체 및 소프트물질 연구실
연구실 대표 김청산 연구원
Q1. 연구실의 연구 분야는 무엇이고, 대표적인 연구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저희 연구실은 유체와 소프트매터(고체와 액체 하나로 규정짓기 어려운 물질)의 역학(mechanics)을 기본 축으로 매우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마이크로/나노스케일에서 유체의 거동 및 제어, (2) 생명체의 내부와 외부에서 일어나는 유동 현상의 탐구와 수학적 이해, (3) 하이드로젤, 그래뉼라(granular) 물질 및 일라스토머(elastomer) 등 소프트매터의 극단적 대변형(metamorphing)을 이용한 소프트 기계 시스템 등의 기초 기술부터 (4) 이차전지 및 반도체의 혁신적 열유체 생산 기술 개발 등의 응용 기술을 연구합니다.
기초 기술 관련한 재미있는 예로서 자연계 현상을 해석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생명체의 생존과 운동 양식 등에서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해석하고, 어떻게 이것이 최적의 설계점을 찾게 되었는가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소금쟁이가 물 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뛰는 것이 효율적인가, 물고기 아가미와 식물 뿌리 모양은 무엇을 위해서 최적화되어 있는가, 제비집은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절벽에 수직으로 붙어서도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 있는가 등을 규명하였습니다.
한편, 산업 관련 연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속 회전하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서 액체가 불순물을 제거하거나 표면을 코팅하는 기술, 이차전지 전극을 새로운 물질로 신속히 만드는 기술, 고속으로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마이크로플루이딕 칩 등을 개발하고, 열 유체기반의 역학적 해석을 통한 최적 공정, 설계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Q2. 김청산 연구원님은 어떤 연구를 진행하셨고 현재는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시나요?
저는 석사 재학 시절 뉴넷(pneumatic network) 즉 폴리머로 만들어진 채널에 공압을 주입하면 변형하는 소프트 로봇을 연구하였습니다. 이러한 소프트 로봇은 기존 로봇과 달리 정밀한 제어를 하지 않고도 원하는 작동성을 가지는 것은 물론, 무게 및 부피대비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체를 잡는 경우, 기존 로봇은 물체의 형태에 따라 손가락 형태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소프트 로봇의 경우 공압의 세기를 조절함으로 다양한 모양의 물체를 간단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현재 박사과정에서는 습기를 빨아들이면 팽창하는 습윤팽창성 물질(나무, 스펀지, 흡습성 gel 등)을 이용하여 물로 구동하는 생체모방 기계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근육이 없는 식물은 움직이기 위하여 수분의 양에 따라 팽창 및 수축하는 식물성 재료의 특이한 성질을 이용하는데, 이것을 기계공학의 원리로 해석하고, 그 메커니즘을 모방한 새로운 식물모방기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인공식물기계에 적합한 물질로서 물을 머금은 폴리머인 하이드로젤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기술은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인공생체장기 및 수술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입니다.
Q3. 해당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이를 극복한 방법이 있나요?
제가 박사 과정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식물이 움직이는 원리를 식물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재료를 이용하여 실제 기계로 구현하는 것이어서, 기계와 재료공학의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재료공학에 대한 공부를 새롭게 하였고, 여러 논문을 참고하면서 저만의 재료 합성 노하우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재료공학부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기계공학을 벗어난 더 넓은 공학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도전적이지만 보람있는 연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Q4. 연구실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별한 장치 또는 설비가 있나요? 없다면 외부에서 자주 사용하는 장비가 있나요?
재료의 다양한 물성을 측정하거나 마이크로/나노스케일의 기계를 제작하기 위한 다양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노스케일의 표면 형상을 관찰하거나 초미세 물체의 탄성계수를 측정할 수 있는 원자력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 AFM)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체와 소프트매터의 기계적 성질을 측정할 수 있는 Instron 사의 Universal Testing Machine, 액체의 표면장력계, 점도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노섬유를 고속을 만드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장비를 이용하여 nanofiber mesh 제작이나 나노스케일 3D 프린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외 각종 3D 프린터, 소프트물질 합성 장비, 초고속 카메라, 플라즈마 코팅 장치, 고배율 현미경, 스핀코터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별 실험실 수준에서 보유하기 어려운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과 환경주사전자현미경(Environmental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ESEM) 등은 학교의 공동기기원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Q5. 이 외에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원생이 되어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모범답안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무엇을 연구할지, 연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제작기술은 무엇인지, 현상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할 것인지 등 연구를 함에 있어 만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모범 답안이 없고, 본인이 스스로 방향과 답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이를 바탕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방향을 계속 잡아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연구를 하다 보면 지루한 실험을 반복하기도 하고, 데이터 하나를 얻기 위해 몇 날 며칠을 고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어려움을 만났을 때,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키우면 나중에 얻는 성취의 희열은 이루 비할 데 없이 크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MEch-SSENGER 정석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