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뉴스
[MEch-SSENGER] 제4회 SNU 공공미술 프로젝트 대상 수상자 이지후 학생 인터뷰
작성자
MEch-SSENGER
작성일
2023-09-20
조회
948
제4회 SNU 공공미술 프로젝트 대상 수상자 이지후 학생 인터뷰
기계공학부 20학번 이지후 학생
‘제4회 SNU ‘도서관 옆’ 공공미술 프로젝트 대상 수상자이신 기계공학부 20학번 이지후 학생을 인터뷰하였습니다. 대상 수상작인 ‘There, Where the Footstep Pauses’는 ‘잠시’라는 공모 주제를 야생마와 경주마로 표현한 작품으로, 관정도서관 2층 출입구 앞 잔디밭에 전시될 예정입니다.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기계공학부 주전공, 건축학을 복수전공하고 있는 20학번 이지후입니다. 건축학을 복수전공 하면서 여기저기 관찰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어느 날 관정도서관을 지나가면서 공공미술 설치 부지에 제 3회 공모전 수상자들의 개최식이 열리고 있어 공모전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제 4회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2. SNU 공공미술 프로젝트 공모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시고, 본인의 공모 작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SNU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저는 ‘제4회 SNU ‘도서관 옆’ 공공미술 프로젝트 학생 작품 공모’에 참여하였습니다. 기초교육원 측에서 제시한 이번 공모 주제인 ‘잠시’의 주제문 내용을 간략히 설명해 드리자면,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하며 저마다 찾아오는 힘들고 공허한 순간들, 멈칫하게 되는 순간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한 저의 답은 고등학생 때 읽었던 책인 ‘하워드의 선물’ 중의 글귀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경주마는 달리기 위해 생각을 멈추지만 야생마는 생각하기 위해서 달리기를 멈춘다네.”라는 글귀였는데요, 책에 있는 이 글귀가 주제문에 대한 답으로 적합한 내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주제문을 읽고 고민도 많이 하고 주변의 여러 사람들에게 힘들 때 어떻게 해결하느냐고 물어봤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의 답은 하워드의 선물의 글귀처럼 ‘멈추는 것도 괜찮다.’였습니다.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하기보다는 가끔은 멈추어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을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 경주마와 야생마라는 두 아이디어를 대립시켜 주고 싶었습니다. 달리는 말이 있고 멈추어 있는 말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대립시켜 작품으로 만들지에 대해서 추상화 과정과 다양한 레퍼런스를 스터디 하면서 컨셉을 발전시켰습니다. 결론적으로 멈추어 있는 야생마는 쉴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 벤치로, 달리는 경주마는 키네틱 아트를 활용하여 그 위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날개로 표현하였고, 이러한 움직임과 멈춤 간의 역동성의 대조를 통해 의미를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3. 작품을 창작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그 전 프로젝트를 보며 개인적으로 느꼈던 아쉬웠던 부분은 학생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작품 설치 부지가 관정도서관 근처이기 때문에 저희 과 학생들 같은 경우는 접근성이 낮으니까 등 이유는 많겠지만서도, 이런 좋은 공모전이 많은 학생들에게 그저 지나치는 작품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따라서 저의 작품은 학생들과 보다 상호작용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관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저는 작품에 임할 때에는 해당 작품만이 아니라 작품과 관객의 관계를 생각해서 작품과 작품명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소개글, 그리고 프로젝트 명인 ‘There, Where the Footstep Pauses”을 작성할 때에도 관객의 입장에서 적었습니다. 물론 미술 작품이니까 미적 요소, 즉 예뻐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또한 작품의 세세한 디자인과 설계도 정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적 요소와 기계공학적 요소를 많이 접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컨셉은 야생마와 경주마 총 둘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에 경주마라는 컨셉은 바람에 의해 흔들리는 키네틱 아트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바람에 의해 휘날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따라서 기계공학에서 배웠던 지식을 바탕으로 설계를 진행했습니다. 비행기의 날개에서 모양을 따오면서도 Motion Tracker를 이용하여 말이 달리는 모습을 관찰하여 디자인을 설계했습니다. 또한 흔들리는 날개의 linkage를 설계할 때도 기계공학에서 배운 지식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방학 중 실험 버전을 제작하여 움직임을 확인해보고, 창공에서 linkage joint를 만들던 것처럼 날개의 흔들리는 각도를 제한하기 위한 부품을 추가하였습니다. 동시에 linkage 형태를 말발굽 모양을 그대로 가져와 미적인 요소도 고려하였고요. 그리고 날개가 매달려 있는 봉이 날개의 무게에 의해 휘어지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재료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이때도 기계공학에서 배웠던 stress-strain 그래프와 Young’s modulus를 고려하여 재료를 선정했습니다.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작품 설치 예산을 맞추는 일이었습니다. 예산이 500만원이었는데 500만원이 많아 보여도 사실 정말 적습니다. 따라서 열심히 조사하고 가격을 조정하여 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Trueneer라는 가공 업체에서는 재료비만 받을 테니 꼭 우승하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아이디어팩토리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 주셨고요. 비용을 맞추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4. 9월~10월 동안 작품 실물 제작 및 설치를 진행하신다고 들었는데 관련 계획이나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당장 내일부터 이번 우승팀의 제작 멘토를 맡으신 건축학과 최춘웅 교수님과 만나서 계획을 잡기 시작합니다. 현재 제출된 디자인에서 수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교수님과 학생들이 모여서 작품을 평가하는 것을 작품의 critic이라고 하는데, 이런 critic을 통해서 벤치(야생마)를 좀 수정하자는 얘기도 있었고요. 정확히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교수님과 상의하여 10월말에서 11월 초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Joint 같은 경우는 CNC cutter를 쓸 예정인데요, 기계로 하지 않는 제작은 방학 동안에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 있습니다.
5. 끝으로, 해당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주제 소개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해당 작품으로는 잠시 멈칫한, 멈추는 순간들도 괜찮다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학생들은 시간과 경쟁의 흐름 속에 휩쓸려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경주마와 같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생각을 멈출 때가 많습니다. 잠시나마 경주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은 야생마가 되어 멈칫하는 순간, 우리는 공허해지기도 하고, 쓸쓸해지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는 그 찰나의 순간 또한 우리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멈칫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본인을 속박하고 있던 흐름을 인지하게 되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 자시의 길을 자신의 속도로 걸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주마의 흐름 속에서 멈춘 야생마의 ‘잠시’를 포착함으로써 잠시 멈춰도 된다는 위로를 주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또한 이 작품에 있어서는 관객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을 지나가다가 흔들리는 무언가가 곁눈으로 보이면 그것에 눈이 이끌려서 잠시 멈칫하게 되는 순간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벤치에 앉아서 작품을 보고 쉬는 것 조차도 멈춤을 실현하는 그런 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의미를 말씀을 드리자면, 미술을 잘 모르고 있는 학생들에게 미술의 중요성을 알려줄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건축학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기계공학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도 미를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누군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사실 미술이 없는 세상은 많이 삭막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술이란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 잠깐 쉬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도 생각하거든요. 작품을 고안하는 데에 있어서 이런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 그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고, 다양한 작품과 좋은 미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저 예쁜 것을 보면서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MEch-SSENGER 송세인, 정석철, 김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