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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규진 교수 연구팀, 로봇다리 달린 휴대폰 케이스 개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8-13
조회
1601

[사이언스카페] 귀차니스트가 부르면, 휴대폰이 달려온다

서울대 연구진 로봇다리 달린 휴대폰 케이스 개발

휴대폰 케이스 바닥에 다리 여섯 개가 달린 케이스크롤러. 내장 모터의 힘으로 초당 21cm를 이동할 수 있다./서울대

움직이는 휴대폰 케이스는 '케이스크롤러' 구조도. 모터(가운데 오른쪽)의 힘으로 다리 여섯 개가 굽혔다 펴지면서 이동한다./서울대

소파에 누워 있는데 휴대폰이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있다. 무선 충전 패드에 얹어 뒀던 휴대폰이 미끄러져 떨어졌다. 일어나기는 싫고, 휴대폰이 움직이면 안 될까?

국내 연구진이 게으른 자들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휴대폰이 다리를 단 로봇으로 변신한 것이다.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진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로봇공학과 자동화 레터스’ 10월호에 다리 여섯 개로 움직이는 로봇 ‘케이스크롤러(CaseCrawler)’를 발표했다. 이름 그대로 기어다니는 휴대폰 케이스이다.

◇휴대폰과 결합한 바퀴벌레 로봇

조 교수는 그동안 무당벌레처럼 날개를 펼치는 로봇과 같이 자연을 모방한 로봇 기술을 연구했다. 이번 연구도 마찬가지다. 조 교수는 “바퀴벌레처럼 다리를 납작하게 해서 달리는 로봇을 만들다가 납작한 휴대폰 케이스에 적용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케이스크롤러는 곤충처럼 다리가 여섯 개 달렸다. 평소에는 다리가 접혀 있다가 모터가 작동하면 사람처럼 다리를 펴 움직인다. 케이스에 적용하기 전 로봇은 무게가 23g으로, 1초에 21㎝씩 이동했다. 탑재 가능한 무게는 300g이다. 자신보다 13배나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는 말이다.

'케이스크롤러'는 바퀴벌레처럼 납작한 형태로 이동하는 로봇(아래 네모 안)을 휴대폰 케이스에 적용한 것이다./서울대

◇센서 도움받아 방향 잡을 수도

케이스크롤러는 두께가 24㎜이고 무게는 82g이다. 일반 휴대폰 케이스보다는 약간 크지만, 초기 연구 성과여서 앞으로 실제 휴대폰 케이스처럼 축소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 전원을 배터리 대신 휴대폰에서 얻으면 그만큼 무게도 줄일 수 있다.

조 교수는 “현재 케이스클로러는 아무런 지능이 없다”면서도 “앞으로 휴대폰에 내장된 센서의 도움을 받아 똑바로 움직이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른 물건도 같은 방식으로 이동시킬 수 있을지 연구할 계획이다.

◇무당벌레 모방한 비행 로봇도 개발

조 교수 연구진은 곤충을 모방한 로봇을 잇달아 발표했다. 바퀴벌레나 애벌레, 벼룩 등이 움직이는 원리를 모방한 로봇들이다. 지난 4월에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무당벌레를 모방해 0.1초 만에 날개를 펼치는 비행 로봇도 발표했다.

무당벌레 날개를 모방한 로봇이 도약하고 최고점에서 날개를 펼쳐 활강하는 모습./서울대

곤충 날개에는 잎맥처럼 생긴 시맥(翅脈)이 있다. 안쪽으로 체액이 흐르고 신경도 분포한다. 연구진은 무당벌레 날개의 시맥이 스프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조 교수는 “시맥의 타원형 구조가 접히면 나중에 날개를 펼치도록 튕겨내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며 “로봇 날개 가장자리에 같은 구조를 만들어 탄성에너지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휴대폰을 만드는 '케이스크롤러'. 바퀴벌레를 모방한 납작한 로봇을 휴대폰 케이스와 결합시킨 형태다./서울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2/20200812007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