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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규진 교수 연구진, 종이접기 구조 가진 비행 로봇 개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0-04-17
조회
1321


조선일보

[IF] 로봇 날개가 무당벌레처럼 '촤르륵'

얇은 날개에 잎맥처럼 뻗은 무당벌레 시맥 구조에 영감 받아
33㎝ 로봇 날개, 0.5초 안돼 펴져… 군용 드론에 활용될 가능성 높아



무당벌레 날개에 잎맥처럼 나 있는 시맥(왼쪽)을 모방한 로봇 날개(오른쪽).



무당벌레는 풀잎 위에서 작은 발로 종종걸음을 하지만 비행은 전혀 다르다. 0.1초라는 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간다. 국내 연구진이 무당벌레를 모방해 순식간에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했다.

서울대 기계공학부의 조규진 교수 연구진은 15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무당벌레 날개의 시맥(翅脈) 구조에서 영감을 받아 종이접기 구조를 가진 비행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시맥은 곤충의 얇은 날개에 잎맥처럼 뻗어 있는 구조를 말한다. 안쪽으로 체액이 흐르고 신경도 분포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종이접기는 로봇 분야에 널리 이용된다. 좁은 공간에 복잡한 구조물을 접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탐사에 많이 쓰인다. 로켓의 한정된 공간에 많은 장비를 실으려면 부피를 줄여야 한다. 인공위성이나 행성 탐사 로봇이 펼치는 태양전지도 종이접기 방식으로 접고 가는 경우가 많다.

조규진 교수 연구진은 무당벌레를 모방해 기존 종이접기 구조의 한계를 극복했다. 로봇의 날개는 종이접기 방식으로 만들 수 있지만 빠르게 펼치려면 탄성에너지를 줄 별도의 스프링 구조가 필요하다. 반면 무당벌레 날개에는 그런 스프링 구조가 없다. 연구진은 무당벌레 날개의 시맥이 스프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용했다. 조 교수는 "시맥의 타원형 구조가 접히면 나중에 날개를 펼치도록 튕겨내는 스프링 역할을 한다"며 "로봇 날개 가장자리에 같은 구조를 만들어 탄성에너지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무당벌레 날개를 모방한 로봇이 도약하고 최고점에서 날개를 펼쳐 활강하는 모습.
무당벌레 날개의 시맥과 같은 타원형 구조를 날개 가장자리에 적용해 순식간에 날개를 펼칠 수 있다. /서울대

실험 결과 시맥 구조를 가진 로봇 날개는 접으면 면적이 8분의 1로 줄어들고 펼치면 0.116초 만에 시맥 구조가 펴졌다. 덕분에 1㎝가 안 되는 무당벌레 날개보다 훨씬 큰 33㎝ 길이의 날개 한쪽을 다 펼치는 데 0.466초면 됐다. 자체 무게의 150배까지 견뎌 내구성도 뛰어났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메뚜기처럼 뛰어올랐다가 최고점에서 순식간에 날개를 펼치고 활강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특히 이번 로봇은 도약하거나 날개를 펼치고 퍼덕여도 소음이 거의 나지 않아 군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조규진 교수는 "기존 정찰용 드론은 소음 문제가 있어 적진까지 근접하기 어렵다"며 "드론이 일정 거리까지 접근하고 탑재한 곤충 날개 로봇을 투하하면 근접 정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국방생체모방 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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