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뉴스

[중앙일보] 이경수 교수 "자율주행차는 종합 예술" - 자율·수소차에 자동차 미래 달렸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6-13
조회
1227

[중앙일보] 자율·수소차에 자동차 미래 달렸다

자동차분야 제4차 산업혁명의 두가지 큰 흐름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다. 두 분야 연구개발 최전선에 서 있는 두 사람을 최근 인터뷰해 길을 물었다.
 
이경수 서울대 교수
자율주행차는 종합 예술
정부가 협업 판 만들어야
2020년이면 상용화될 것

김세훈 현대차 이사
수소차, 공기청정기 역할
국내 충전소 한 곳도 없어
인프라 구축 적극 나서야



상용화 가능한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이경수 서울대 교수. [윤정민 기자]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 고속도로 시험주행을 성공시켰다. 지난 4월엔 자율주행 안전제어 기술 관련 논문으로 2017년 미국자동차공학회 최고논문상을 받았다. 약 2000여편의 자동차 분야 논문 중 단 한 편에게 주는 상이다.

Q 한국 자율주행 기술, 어느 수준인가.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보면 레이더 센서, 카메라 등으로 정보를 모으는 인지 기술과 이를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자동차를 제어하는 판단·제어 기술로 나뉜다. 이 중 판단·제어 기술은 세계 수준에서 별로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센서 등은 국내 전문 업체 수도 적고 기술도 부족하다. 독일·일본 등의 기술 수준이 높다. 우리는 관심을 가진지 10년 정도 됐지만 해외에선 1980년대 말부터 이미 시작됐다. 그러나 출발이 늦은 것 치고는 격차가 1~2년 정도밖에 안난다.”

Q 언제쯤 자율주행차를 탈 수 있나.

“운전자가 부분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레벨 3 수준 차는 2020년이면 상용화 될 것으로 본다. BMW나 테슬라가 가장 먼저 선보일 수 있고, 현대자동차도 1~2년 차이로 출시가 가능할 것이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2025년 정도면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개발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같이 협업할 ‘친구’가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는 예술로 치면 종합예술이고, 자율주행차는 더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그런데 협업을 할 수 있는 범위가 좁고 기회도 적다. 특히 센서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너무 적다. 충분히 주행시험을 해야 하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은 점도 아쉽다. 국토부가 자율주행 시험도시인 ‘K-시티’를 만들고 있어 숨통이 좀 트일 것으로 보인다 .”

Q 새 정부가 할 일은.

“여러 분야가 힘을 합칠 수 있게 판을 만들어주고, 친구를 찾아줘야 한다. 자동차 업체나 부품 업체 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 업체, 통신사, 대학 연구소, 연구기관 등이 손을 잡아야 한다. 정부가 연결고리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수소차를 양산한 현대차 김세훈 이사.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는 2013년 글로벌 업체 중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양산했다. 내년 평창올림픽에 맞춰 새 수소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장인 김세훈 이사는 독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03년 현대차에 입사해 14년째 이 분야 연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Q 개발 과정은 어땠나.

“핵심은 연료전지스택(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화학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부품) 설계 기술이다. 우리가 연구를 시작한 2003년쯤 다임러에서 연료전지를 양산했다. 그러나 ‘수명이 800시간밖에 안돼 1~2년 밖에 못썼다’ ‘연료전지가 상용화 되려면 몇가지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우리도 처음 7~8년 동안 확신이 없었다. 꾸준한 연구로 2013년 투싼 수소차를 양산했다. 올해 말까지 1000대 판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Q 가장 큰 어려움은.

“인프라 문제다. 충전소가 없는데 누가 수소차를 사겠나. 독일엔 충전소가 30곳 정도 있고 일본에는 80곳 이상이다. 한국은 0개다. 일본은 토요타가 수소차를 만든다고 하니 국가가 인프라 구축에 나서 2년여만에 충전소 80곳을 만들었다. 우리도 의지가 있으면 가능하다. 사실 충전소 200곳 만드는 데 고속도로 10㎞ 만드는 비용이면 된다 .”

Q 수소차가 왜 대안인가.

“현재 울산 등 화학단지에서 발생하는 수소만 연료로 바꿔도 50만대를 운행할 수 있다. 크게 보면 수소차도 전기차다. 수소를 주입해 전기를 만든뒤 모터를 돌린다. 다만 현재의 전기차는 차 자체에선 공해가 없지만, 충전용 전기를 만드는데 공해가 발생한다. 또 ‘대기오염’ 측면에서 수소차는 오염을 ‘마이너스’ 시킨다. 수소차 30만대가 서울을 돌아다니면, 대형 공기청정기 30만대를 설치한 것과 같다.”

Q 새 정부가 할 일은.

“인프라 투자가 급하다. 수소차 업체나 충전소 업체가 혼자 해결하기 힘든 문제다. ”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기사 바로가기 http://news.joins.com/article/21659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