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뉴스
[조선일보] 30년 車에 빠진 남자, 구글·테슬라와 겨룬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5-30
조회
1083
[자율주행차 논문 '미국 車공학회 전자부문 최고상' 이경수 서울대 교수]
작년 국내 최초 고속도로 주행 성공… 주말마다 한적한 도로 찾아 테스트
일반 자동차와 겉모습 똑같이 제작 "세계가 놀랄 자율주행차 만들 것"
서울대 공대 건물 한쪽에 자리한 이경수(55)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의 연구실은 카센터 같다. 차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리프트, 타이어 탈착기, 컴프레서 등 자동차 수리 정비를 위한 기계들이 가득한 차고에 그가 개발한 한국산 자율주행차(무인차) 4대가 주차돼 있었다. 자율주행차라고 하면 흔히 자동차 천장 위에 달려 사방을 분석하는 레이더 장비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곳에 주차된 자율주행차들의 겉모습은 일반 차량과 다를 게 없었다.
"대량 생산을 목표로 연구해요. 일반 자동차와 다른 모습으로 개발할 생각은 처음부터 안 했죠." 레이더는 차량 내부와 차체 아래로 모습을 숨겼고, 컴퓨터 시스템은 트렁크에 둥지를 틀었다.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신경 쓸 필요 없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2020년까지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대량 생산을 목표로 연구해요. 일반 자동차와 다른 모습으로 개발할 생각은 처음부터 안 했죠." 레이더는 차량 내부와 차체 아래로 모습을 숨겼고, 컴퓨터 시스템은 트렁크에 둥지를 틀었다.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하는 이경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신경 쓸 필요 없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2020년까지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이 교수 연구팀은 자율주행차 논문으로 지난달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SAE 국제학술대회'에서 최고 논문상을 받았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해마다 개최하는 학술대회로 자동차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와 권위를 자랑한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와 부품업체를 비롯해 학계와 유관 연구소 등에서 1만여명이 참가해 논문 2000여편을 발표한다. "자율주행차가 자동차의 미래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뿐 아니라 구글·네이버 등 IT업체들도 개발에 뛰어들며 경쟁하고 있죠.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인정받은 게 기뻤습니다." 연구팀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량 고속도로 주행에 성공했다. 수상 논문은 이때의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자율주행차가 주행하며 주변 차량을 예측해 스스로 위험에 대처하는 기술을 담았다.
30년간 자동차 기술 연구에 매진한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했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면 돼요. '예측과 판단'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거죠." 카메라와 레이더, GPS가 사람 눈을 대신한다. 그렇게 모인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판단한다. 0.1초마다 미래 2초를 예상해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 차를 제어한다.
현재 연구팀은 13명이다. 이 교수는 "자동차를 시험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게 제일 힘들다"고 했다. 개발 중인 신도시나 한적한 주변 도시를 이용했다. 수업이 없는 날 혹은 주말마다 인천 송도나 영종도에서 테스트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사람이 타긴 하지만 안전도 신경 써야죠. 아직 사람 피해는 없었지만요." 어두운 밤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악천후가 제일 무섭죠. 갑자기 내린 비로 노면이 젖어 레이저 스캐너가 차선을 인지 못 하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등에 식은땀이 나요." 주차장에서 자율주차 테스트를 할 때 후진하는 차가 멈추질 않아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고속도로 주행(거리 44㎞)에 성공했고,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선 관람객을 태우고 일반 도로 4㎞를 주행하는 시연회를 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한창인 지금을 '춘추전국시대'라 불렀다. "벤츠부터 구글, 테슬라, 우버 등 온갖 기업이 자기만의 기술로 승부를 보는 거예요. 기술 표준이란 없습니다." 토종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레벨 0~4까지 5단계로 구분합니다. 긴급 상황일 때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 단계인 레벨 3까지 우리도 세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어요." '완전 자율 주행'인 레벨 5는 아직 세계 어느 기술진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 교수는 "2020년까지 레벨 5 고지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운전자의 운전 미숙과 판단 잘못으로 인한 사고가 모든 자동차 사고의 90%가 넘는다고 알려졌어요. 사고 걱정 없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게 모든 기술자의 꿈입니다."
30년간 자동차 기술 연구에 매진한 이 교수는 지난 2007년 현대자동차와 함께 자율주행차 개발을 시작했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면 돼요. '예측과 판단'이 계속해서 이뤄지는 거죠." 카메라와 레이더, GPS가 사람 눈을 대신한다. 그렇게 모인 정보를 컴퓨터가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판단한다. 0.1초마다 미래 2초를 예상해 최적의 판단을 내리고 차를 제어한다.
현재 연구팀은 13명이다. 이 교수는 "자동차를 시험할 수 있는 도로가 없는 게 제일 힘들다"고 했다. 개발 중인 신도시나 한적한 주변 도시를 이용했다. 수업이 없는 날 혹은 주말마다 인천 송도나 영종도에서 테스트한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사람이 타긴 하지만 안전도 신경 써야죠. 아직 사람 피해는 없었지만요." 어두운 밤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악천후가 제일 무섭죠. 갑자기 내린 비로 노면이 젖어 레이저 스캐너가 차선을 인지 못 하고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등에 식은땀이 나요." 주차장에서 자율주차 테스트를 할 때 후진하는 차가 멈추질 않아 차량이 파손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끝에 고속도로 주행(거리 44㎞)에 성공했고,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선 관람객을 태우고 일반 도로 4㎞를 주행하는 시연회를 했다.
이 교수는 전 세계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한창인 지금을 '춘추전국시대'라 불렀다. "벤츠부터 구글, 테슬라, 우버 등 온갖 기업이 자기만의 기술로 승부를 보는 거예요. 기술 표준이란 없습니다." 토종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레벨 0~4까지 5단계로 구분합니다. 긴급 상황일 때 사람이 개입할 수 있는 단계인 레벨 3까지 우리도 세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어요." '완전 자율 주행'인 레벨 5는 아직 세계 어느 기술진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 교수는 "2020년까지 레벨 5 고지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운전자의 운전 미숙과 판단 잘못으로 인한 사고가 모든 자동차 사고의 90%가 넘는다고 알려졌어요. 사고 걱정 없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게 모든 기술자의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