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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훈 교수 - ChosunBiz [과학TALK] ‘저렴한’ 과학기술이라고 얕보지 마세요...수익도 내고 외교에도 도움 되는 ‘적정기술’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12-06
조회
1243
[과학TALK] ‘저렴한’ 과학기술이라고 얕보지 마세요...수익도 내고 외교에도 도움 되는 ‘적정기술’

중국과 인도 사이인 히말라야 산맥 중앙부 남쪽에 있는 네팔은 험한 산지가 많다. 세계 10대 최고봉 가운데 8개가 있는 네팔은 지형이 험악하기로 유명한 산악 국가다. 흥미로운 점은 인구가 밀집한 곳은 겨울에도 평균기온이 10도가 넘는다는 점이다.

지형이 험악하고 연중 따뜻한 네팔에서는 백신 등 의약품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도로가 없어 오토바이로 운반해야하고, 따뜻한 날씨 때문에 이동 중 백신이 변질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안성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기종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오토바이에 장착할수 있는 ‘백신 캐리어’를 개발하고 네팔 현지 보급에 나섰다. 오토바이의 배터리와 연결하면 백신이 안전하게 보관되는 2~8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치다. 특히 저렴한 소재와 간편한 설계 기법을 이용해 현지에서도 쉽게 제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네팔에서 활용되는 백신 캐리어./김민수 기자
 ▲ 네팔에서 활용되는 백신 캐리어./김민수 기자


이처럼 낙후된 지역의 문화나 환경 등을 고려해 간단한 과학적 원리를 이용한 적절한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는 한국연구재단 지구촌기술나눔센터의 ‘개도국 과학기술 지원사업’ 등 다양한 과학자들이 적정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대 글로벌 컨벤션 플라자에서 열린 ‘2016 적정기술학회 국제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그동안 국내 과학자들이 개발한 적정기술이 대거 소개됐다. 연구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 적정기술 학회 등 18개 기관과 단체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는 국내외 200여명의 적정기술 전문가와 관계자 1000여명이 참여해 성과를 공유했다.

◆ 쉽고 값싼 현지 맞춤형 기술로 국격 높여

적정 기술의 핵심은 현지에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값싼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안성훈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백신 캐리어는 도로 사정이 열악한 네팔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게다가 값싸게 제작할 수 있어 정부 예산이 넉넉지 않은 국가들이 긴요하게 쓸 수 있다. 이미 아프리카 탄자니아 등에서도 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백신 캐리어 구동 원리의 핵심은 두껑에 장착된 펠티어라는 열전소자에 있다. 펠티어는 전기를 흘려 주면 한쪽에는 온도가 상승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온도가 낮아지는 게 특징이다. 두껑의 바깥쪽에는 온도가 올라가고 두껑 안쪽에는 온도를 낮추도록 설계하면 2~8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백신 캐리어가 완성된다.

백신은 질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어 인위적으로 주입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고온의 조건에서는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통상 2~8도를 유지해야 한다.

네팔의 경우 연구재단이 올해 설립한 ‘적정기술 해외거점센터 3호’로 ‘백신 캐리어’를 비롯해 다양한 과학기술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있는 적정기술 해외거점센터 1호는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10곳에 식수장치를 지원해 2만 여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이 지역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수돗물을 정수해 판매하는 물을 식수로 사용해 식수 문제가 일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현지 주민들은 수돗물이나 빗물, 우물물, 지하수 등을 섭취하고 있어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



                  캄보디아 현지에 설치된 식수 설비./연구재단 제공
                                        ▲ 캄보디아 현지에 설치된 식수 설비./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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