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뉴스
[서울경제]서갑양 교수,피부에 붙일 수 있는 다기능 센서 개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10-04
조회
1921
(본문내용)
소리 안 나는 찍찍이를… 한국서 일 냈다
피부에 붙일 수 있는 다기능 센서 개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서갑양 서울대 교수
압력·뒤틀림 감지·탈부착 반복 가능
손목에 센서 붙여 맥박·혈압 측정
터치패드서 인공피부까지 응용 다양
도마뱀·버섯 이용한 접착기술 연구도
붙였다 뗄 때 나는 소리 때문에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 테이프. 이 테이프는 한 엔지니어의 산책에서 비롯됐다. 스위스의 엔지니어 조르주 드 메스트랄은 산책 후 개의 털에 붙어 있는 도깨비풀을 우연히 발견했다. 갈고리 모양의 도깨비풀이 개의 털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모습에 착안한 그는 한쪽에는 도깨비풀처럼 갈고리가 달려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개의 털처럼 섬유가 엉켜 있는 형태의 테이프를 발명했다.
최근 들어 자연을 모방하는 인간의 과학과 기술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제는 초미세 크기의 제작 공정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노 크기로 자연에 존재하는 기능을 모사하는 나노생체모사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0월 수상자로 3일 선정된 서갑양(41ㆍ사진) 서울대 교수 역시 딱정벌레의 날개를 몸체에 고정시키는 자연 속 섬모의 원리를 이용해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다기능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올해 초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딱정벌레에서 착안한 나노 벨크로=갑충(甲蟲)이라 불리는 딱정벌레류의 전형적인 특징은 두껍고 딱딱한 앞날개다. 딱정벌레는 생존에 필수적인 자신의 날개를 지키기 위해 자연계의 외부 힘에 날개가 쓸리지 않도록 몸체와 겉날개의 맞닿는 부분에 존재하는 미세 섬모를 이용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딱정벌레의 '날개 잠금 장치'를 모사해 나노 크기의 미세 섬모 배열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반복적인 탈ㆍ부착이 가능하고 소음이 나지 않는 나노 벨크로를 제작했다. 일반적인 벨크로는 상하 구조가 서로 다른 갈고리-걸림고리 구조(hook and loop)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동일한 두 나노섬모를 접촉시켜 섬모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을 극대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딱정벌레 벨크로의 특징은 압력이나 뒤틀림, 전단력(가위가 물체를 자르는 원리처럼 크기는 같지만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등의 미세한 힘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력의 경우 최소 5㎩의 힘을 감지할 수 있는데 사람 피부에 미세한 접촉에 해당하는 힘이 1,000㎩ 미만임을 감안할 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미세한 힘까지도 감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신개념 터치패드에서 인공피부까지 응용 가능=딱정벌레 벨크로는 20㎕(100만분의1리터)의 물방울을 초소수성(물에 젖지 않는 성질) 표면이 코팅된 센서의 5㎝ 위에서 떨어뜨려 운동에너지에 따른 표면의 물리적인 힘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또 맥박을 잴 수 있도록 손목에 센서를 붙여 운동 전후의 맥박 변화 및 혈관 압력의 미세한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민감한 감지 능력은 미세한 힘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정밀 기계적 응용과 생체 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적 응용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터치패드 기술에 이를 적용할 경우 현재 누르고 미는 동작 외에 미세한 압력과 뒤틀림까지도 인식하는 신개념 터치패드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응용 분야 중에서도 가장 각광 받는 분야는 인공피부다. 화상 등 심각한 부상 때문에 피부 감각을 상실한 환자에게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인공피부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정밀 기계적 응용, 생체 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적 응용, 군사 및 정보기술(IT) 산업에의 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전망이다.
서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에 채택됐으며 곧 온라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도마뱀과 버섯까지…자연 모방은 계속된다=서 교수는 딱정벌레 외에도 게코 도마뱀과 버섯의 구조를 이용한 접착도 연구하고 있다.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천장에서도 걸을 수 있는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에도 미세 섬모가 있다. 연구팀은 약간 기울어져 있으면서 윗부분은 평평한 팁 모양으로 생긴 이 섬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실제 게코 도마뱀과 유사한 접착력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피부에 붙이는 파스ㆍ밴드 등 바이오 패치에도 나노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밴드나 파스를 만들 때는 주로 습식 접착제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습식 접착제를 이용한 패치는 한번 이상 사용할 수 없으며 패치에 닿는 피부가 답답함이나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및 아이나 노인처럼 피부가 약한 사람의 경우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서 교수팀은 버섯 모양 구조를 이용한 건식 접착 바이오패치를 제안했다. 버섯 모양 구조에서 오는 초소수성 성질에 따라 간단한 과정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며 피부와 패치 사이의 접착 면적이 습식 접착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어 피부 손상 및 이물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구조를 이용해 심전도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서갑양 서울대 교수
압력·뒤틀림 감지·탈부착 반복 가능
손목에 센서 붙여 맥박·혈압 측정
터치패드서 인공피부까지 응용 다양
도마뱀·버섯 이용한 접착기술 연구도
붙였다 뗄 때 나는 소리 때문에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 테이프. 이 테이프는 한 엔지니어의 산책에서 비롯됐다. 스위스의 엔지니어 조르주 드 메스트랄은 산책 후 개의 털에 붙어 있는 도깨비풀을 우연히 발견했다. 갈고리 모양의 도깨비풀이 개의 털에 단단하게 붙어 있는 모습에 착안한 그는 한쪽에는 도깨비풀처럼 갈고리가 달려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개의 털처럼 섬유가 엉켜 있는 형태의 테이프를 발명했다.
최근 들어 자연을 모방하는 인간의 과학과 기술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제는 초미세 크기의 제작 공정 기술이 발달하면서 나노 크기로 자연에 존재하는 기능을 모사하는 나노생체모사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과 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0월 수상자로 3일 선정된 서갑양(41ㆍ사진) 서울대 교수 역시 딱정벌레의 날개를 몸체에 고정시키는 자연 속 섬모의 원리를 이용해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다기능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올해 초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딱정벌레에서 착안한 나노 벨크로=갑충(甲蟲)이라 불리는 딱정벌레류의 전형적인 특징은 두껍고 딱딱한 앞날개다. 딱정벌레는 생존에 필수적인 자신의 날개를 지키기 위해 자연계의 외부 힘에 날개가 쓸리지 않도록 몸체와 겉날개의 맞닿는 부분에 존재하는 미세 섬모를 이용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딱정벌레의 '날개 잠금 장치'를 모사해 나노 크기의 미세 섬모 배열 구조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반복적인 탈ㆍ부착이 가능하고 소음이 나지 않는 나노 벨크로를 제작했다. 일반적인 벨크로는 상하 구조가 서로 다른 갈고리-걸림고리 구조(hook and loop)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서로 동일한 두 나노섬모를 접촉시켜 섬모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을 극대화시키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딱정벌레 벨크로의 특징은 압력이나 뒤틀림, 전단력(가위가 물체를 자르는 원리처럼 크기는 같지만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 등의 미세한 힘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압력의 경우 최소 5㎩의 힘을 감지할 수 있는데 사람 피부에 미세한 접촉에 해당하는 힘이 1,000㎩ 미만임을 감안할 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미세한 힘까지도 감지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신개념 터치패드에서 인공피부까지 응용 가능=딱정벌레 벨크로는 20㎕(100만분의1리터)의 물방울을 초소수성(물에 젖지 않는 성질) 표면이 코팅된 센서의 5㎝ 위에서 떨어뜨려 운동에너지에 따른 표면의 물리적인 힘을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 또 맥박을 잴 수 있도록 손목에 센서를 붙여 운동 전후의 맥박 변화 및 혈관 압력의 미세한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민감한 감지 능력은 미세한 힘을 모니터링해야 하는 정밀 기계적 응용과 생체 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적 응용에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터치패드 기술에 이를 적용할 경우 현재 누르고 미는 동작 외에 미세한 압력과 뒤틀림까지도 인식하는 신개념 터치패드를 만들 수 있다.
많은 응용 분야 중에서도 가장 각광 받는 분야는 인공피부다. 화상 등 심각한 부상 때문에 피부 감각을 상실한 환자에게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인공피부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정밀 기계적 응용, 생체 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적 응용, 군사 및 정보기술(IT) 산업에의 응용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전망이다.
서 교수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최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에 채택됐으며 곧 온라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도마뱀과 버섯까지…자연 모방은 계속된다=서 교수는 딱정벌레 외에도 게코 도마뱀과 버섯의 구조를 이용한 접착도 연구하고 있다.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천장에서도 걸을 수 있는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에도 미세 섬모가 있다. 연구팀은 약간 기울어져 있으면서 윗부분은 평평한 팁 모양으로 생긴 이 섬모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실제 게코 도마뱀과 유사한 접착력을 재현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에서 피부에 붙이는 파스ㆍ밴드 등 바이오 패치에도 나노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전망된다. 밴드나 파스를 만들 때는 주로 습식 접착제를 이용해왔다. 하지만 습식 접착제를 이용한 패치는 한번 이상 사용할 수 없으며 패치에 닿는 피부가 답답함이나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알레르기 및 아이나 노인처럼 피부가 약한 사람의 경우 사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서 교수팀은 버섯 모양 구조를 이용한 건식 접착 바이오패치를 제안했다. 버섯 모양 구조에서 오는 초소수성 성질에 따라 간단한 과정으로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으며 피부와 패치 사이의 접착 면적이 습식 접착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어 피부 손상 및 이물감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나아가 이 구조를 이용해 심전도를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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