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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여재익 교수,레이저 이용 약물 빠르게 주입.. 보톡스 시술 통증 없애주는 주사기 개발
얼굴 주름을 없애려고 보톡스를 맞고 싶지만 망설이는 사람들이 적잖다. 주삿바늘로 찌르는 시술 과정에서 상당한 통증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서울대 여재익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연구진은 레이저를 이용해 약물을 피부 밑 무통(無痛)층에 정확하게 주입할 수 있는 주사기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주사기는 길이 2.5㎝, 지름 2㎝의 원통형으로 돼 있다. 그 안에 약물과 물이 들어있고 둘 사이는 얇은 고무막으로 분리돼 있다. 이 물에 레이저를 쏘면 물이 순식간에 끓어오르면서 다량의 기포가 생기고 이때의 압력이 얇은 막을 통해 약물에 전달된다. 그 결과 약물은 미세한 노즐을 지나 초속 20~30m의 속도로 분사된다. 약물 줄기는 머리카락보다 약간 더 굵은 150㎛(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 수준이지만 속도가 워낙 빨라 피부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여재익 교수는 "피부는 표면에서 약 500㎛ 깊이에는 신경세포가 없다"며 "이번에 개발한 레이저 주사기는 5㏄ 미만의 약물을 이곳에 정확하게 투입할 수 있어 보톡스 시술에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여 교수는 "지금은 주삿바늘로 찌르는 형태여서 시술 과정에서 신경세포층을 건드려 통증이 뒤따른다"며 "이 주사기를 쓰면 공기가 살짝 닿는 정도의 느낌만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얼굴 피부와 유사한 피부를 가진 실험동물 '기니 피그'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약물 줄기가 피부 표면에서 수 밀리미터(㎜)까지 스며들면서도 피부조직에는 아무런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 광(光)학회가 발행하는 '옵티컬 레터스' 14일자에 게재됐다.
이길성 기자 attic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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