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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이정훈 교수팀,물에 젖지 않는 '표면원리'찾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5-01
조회
3223
(본문내용)
서울대 이정훈 교수팀 규명

지름 1㎜ 크기의 물방울을 실리콘 표면에 떨어뜨리자 물방울이 고무공처럼 통통 튀었다. 제자리에 멈춘 물방울은 실리콘 표면에 퍼지는 대신 탱탱한 구형(球形)을 유지했다.

물에 절대로 젖지 않는 인공 표면의 원리를 열역학적으로 규명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이정훈(43) 교수팀의 논문이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랭무어(Langmuir)지 6월 표지 연구로 선정됐다.

연잎 표면에 난 미세한 돌기 때문에 물방울이 달라붙지 않고 굴러 떨어지는 이른바 '연잎 효과(Lotus effect)'에 대한 연구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진행됐고 이를 응용한 등산복도 나와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물에 덜 젖을 뿐, 아예 젖지 않게 하는 원리를 밝힌 논문이나 제품은 여태 없었다. 절대로 물에 젖지 않는 표면의 원리를 밝히고 이를 실제로 제작한 것은 이 교수팀이 처음이다.

이 교수팀이 만든 초발수성(超撥水性) 표면은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크기인 작은 돌기 위에, 지름이 돌기의 1000분의 1 크기인 '나노 수염'을 결합한 이중 구조다. 미세한 수염이 물방울을 떠받쳐 물이 표면에 달라붙지 않는다.

이 교수가 이 같은 '초발수성 표면 연구'에 매달리게 된 것은 2001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로 있을 때 극미량 액체의 표면장력을 연구하는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2004년 서울대로 옮긴 이 교수는 "가로·세로 1㎝ 크기의 완벽한 표면을 만들기 위해 지름 10㎝짜리 실리콘 웨이퍼(얇은 판)를 수백 장 썼다"며 "웨이퍼를 많이 써서 옆 연구실 사람들이 '그 팀은 웨이퍼에 잼 발라서 먹냐'고 농담할 정도였다"고 했다. 이 교수의 연구가 상용화될 경우 반도체 등 정밀기기를 제작하거나 기존 방수성 옷의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soo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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