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뉴스
서울대 스너글팀 대상수상-제7회 한국로봇항공기경연대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9-30
조회
2724
[조선일보-사이언스 in 뉴스] '로봇항공기' 한국이 주도한다
태안서 전국 경연대회 서울대 '스너글' 우승
GPS 이용 홀로 목표 찾아… 50m 상공서 100m 원안에 물건 투척 성공
태안(충남)=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지난 27일 충남 태안. 한 대의 항공기가 한서대 비행장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항공기는 곧 지름 100m의 원 안에 정확히 물체를 투하했고, 지상에선 환호성이 울렸다.
공군의 폭격 훈련이 아니다. 사람 키보다 작은 로봇항공기가 지정된 장소를 정확히 찾아가 물체를 투하하고, 해당 지역을 촬영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제7회 한국 로봇항공기 경연대회'의 한 장면이었다.
◆팽이 원리 이용해 방향감각 찾아
로봇항공기는 군사용뿐만 아니라 민수용으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2020년이 되면 무인전투기가 공중전을 수행토록 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소형 로봇항공기를 이용해 각종 재난의 감시, 인명 구조 활동이나 너른 평야에 씨앗을 뿌리는 일 등을 할 수도 있다.
대회에 출전한 로봇항공기들은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5분 내에 스스로 이륙해야 한다. 첫 출전기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기창돈 교수 연구실의 스너글(SNUGL). 출발 마감 시간 직전에 1.5m 길이의 로봇항공기는 활주로를 50m 가량 달려 힘차게 하늘로 날아 올랐다.
로봇항공기는 지상에서 알려준 위치를 스스로 찾아간다. 비결은 내장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자이로스코프. GPS는 여러 대의 위성으로부터 각각 위도와 경도, 높이에 대한 정보를 받아 3차원 위치를 파악한다. 자이로스코프는 팽이가 회전하면서 회전축을 기준으로 위아래가 구별되는 원리를 이용해 항공기에 전후좌우의 방향감각을 알려 준다. 스너글은 작년 GPS를 활용한 위치 인식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 대회의 승부처는 로봇항공기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물건 투척. 로봇항공기는 50m 이상의 상공에서 지상의 지름 100m의 원 안에 양손에 쥘 수 있는 정도의 횟가루를 떨어뜨려야 한다. 바닷가에 있는 대회장은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로봇항공기의 동체 궤적과 속도가 계속 변했다.
스너글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어떤 속도로 움직이면서 횟가루 뭉치를 놓을 때 뭉치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원 안에 투하될지를 계산한 뒤 정확하게 투척하는 데 성공했다.
◆IT기술 접목하면 한국 주도 가능
남은 임무는 특정 위치에 있는 소방차를 로봇항공기 스스로 촬영해 좌표를 구하는 것과 지상에서 수동으로 특정 물체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일, 해안가에 숨겨진 마네킹을 찾아내 촬영하는 것 등이었다.
스너글은 육면체를 수동으로 촬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스로 소방차를 촬영하는 데는 실패했다. 일단 착륙시킨 후 분석한 결과, 카메라를 제어하는 컴퓨터 중앙연산장치(CPU)의 전선이 꼬인 게 원인이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유단 교수팀의 스누아체(SNUACE)도 임무 수행 도중 착륙했다. 김 교수는 "대회에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며 "우리 항공기는 전기적 노이즈(정상신호를 방해하는 잡신호) 때문에 교신에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스너글은 후반에 남은 임무를 모두 마쳐 대상을 수상했다. 충남대 에어게이트(Air-Gate) 역시 4가지 임무를 완수했지만 세부 점수에서 밀려 금상을 수상했다. 은상은 KAIST의 하이스트(HIGHEST)에게, 동상은 서울대의 스누아체에게 돌아갔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구훤준 연구원은 "로봇항공기는 유인항공기보다 제어·통신·영상촬영 등 IT(정보통신기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서 "IT 분야의 강점이 있어 우리나라의 로봇항공기 분야 경쟁력은 세계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태안서 전국 경연대회 서울대 '스너글' 우승
GPS 이용 홀로 목표 찾아… 50m 상공서 100m 원안에 물건 투척 성공
태안(충남)=조호진 기자 superstory@chosun.com
지난 27일 충남 태안. 한 대의 항공기가 한서대 비행장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다. 항공기는 곧 지름 100m의 원 안에 정확히 물체를 투하했고, 지상에선 환호성이 울렸다.
공군의 폭격 훈련이 아니다. 사람 키보다 작은 로봇항공기가 지정된 장소를 정확히 찾아가 물체를 투하하고, 해당 지역을 촬영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제7회 한국 로봇항공기 경연대회'의 한 장면이었다.
◆팽이 원리 이용해 방향감각 찾아
로봇항공기는 군사용뿐만 아니라 민수용으로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국방부는 2020년이 되면 무인전투기가 공중전을 수행토록 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소형 로봇항공기를 이용해 각종 재난의 감시, 인명 구조 활동이나 너른 평야에 씨앗을 뿌리는 일 등을 할 수도 있다.
대회에 출전한 로봇항공기들은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5분 내에 스스로 이륙해야 한다. 첫 출전기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기창돈 교수 연구실의 스너글(SNUGL). 출발 마감 시간 직전에 1.5m 길이의 로봇항공기는 활주로를 50m 가량 달려 힘차게 하늘로 날아 올랐다.
로봇항공기는 지상에서 알려준 위치를 스스로 찾아간다. 비결은 내장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자이로스코프. GPS는 여러 대의 위성으로부터 각각 위도와 경도, 높이에 대한 정보를 받아 3차원 위치를 파악한다. 자이로스코프는 팽이가 회전하면서 회전축을 기준으로 위아래가 구별되는 원리를 이용해 항공기에 전후좌우의 방향감각을 알려 준다. 스너글은 작년 GPS를 활용한 위치 인식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 대회의 승부처는 로봇항공기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물건 투척. 로봇항공기는 50m 이상의 상공에서 지상의 지름 100m의 원 안에 양손에 쥘 수 있는 정도의 횟가루를 떨어뜨려야 한다. 바닷가에 있는 대회장은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로봇항공기의 동체 궤적과 속도가 계속 변했다.
스너글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어떤 속도로 움직이면서 횟가루 뭉치를 놓을 때 뭉치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원 안에 투하될지를 계산한 뒤 정확하게 투척하는 데 성공했다.
- ▲ 27일 충남 태안에서 열린‘제7회 한국로봇항공기경연대회’에서 서울대 스너글 팀이 대상을 차지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태안=전재홍 기자 jhjun@chosun.com
남은 임무는 특정 위치에 있는 소방차를 로봇항공기 스스로 촬영해 좌표를 구하는 것과 지상에서 수동으로 특정 물체를 촬영할 수 있도록 하는 일, 해안가에 숨겨진 마네킹을 찾아내 촬영하는 것 등이었다.
스너글은 육면체를 수동으로 촬영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스스로 소방차를 촬영하는 데는 실패했다. 일단 착륙시킨 후 분석한 결과, 카메라를 제어하는 컴퓨터 중앙연산장치(CPU)의 전선이 꼬인 게 원인이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유단 교수팀의 스누아체(SNUACE)도 임무 수행 도중 착륙했다. 김 교수는 "대회에선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며 "우리 항공기는 전기적 노이즈(정상신호를 방해하는 잡신호) 때문에 교신에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스너글은 후반에 남은 임무를 모두 마쳐 대상을 수상했다. 충남대 에어게이트(Air-Gate) 역시 4가지 임무를 완수했지만 세부 점수에서 밀려 금상을 수상했다. 은상은 KAIST의 하이스트(HIGHEST)에게, 동상은 서울대의 스누아체에게 돌아갔다.
국방과학연구소의 구훤준 연구원은 "로봇항공기는 유인항공기보다 제어·통신·영상촬영 등 IT(정보통신기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면서 "IT 분야의 강점이 있어 우리나라의 로봇항공기 분야 경쟁력은 세계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